돌연변이 코로나의 역습…원·달러 환율 1110원 선 갈까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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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허문찬 기자
영국 남부에서 코로나19 변종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소식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며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원화 가치 하락)를 나타냈다. 백신 도입 기대로 빠르게 하락한 환율이 돌연변이 코로나19 소식에 그동안의 낙폭을 일부 반납한 것이다. 변종 코로나19 파급력과 대응 방안이 불확실한 만큼 환율은 1100원 안팎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54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3원30전 오른 110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104원70전에 거래를 시작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까지 상승세로 마감하면 지난 18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오름세 행진을 지속하게 된다.
환율은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보급된 데다 미국 경기부양책이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 7일 1082원10전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상승세는 'VUI-202012/01'로 알려진 영국발 코로나19 변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다. 전날 영국 남부 등지에서 기존보다 감염력이 최대 70%가량 큰 것으로 분석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영국 정부는 수도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대응 4단계를 발령하고 긴급 봉쇄에 돌입했다. 매트 핸콕 보건장관도 최근 변종 코로나19 등장에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과 캐나다, 이탈리아, 러시아, 스위스, 벨기에, 아일랜드, 스페인 등도 영국에서부터의 입국을 긴급 제한했다. 변종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기존 코로나보다 높지만, 코로나19 치명률이나 백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와 비슷해도, 전파력이 더 강한 만큼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일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종에 관한 연구와 자료가 부족한 만큼 파급력이 어떨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럽 각국이 영국발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는 등 하늘길을 막자 투자심리가 훼손됐다"며 "국내 증시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인이 앞으로도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오늘 환율을 1100~1106원을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데다 변종 코로나19 우려에 1110원으로 뛸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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