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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 "P2E 핵심은 재미…사용자가 아이템도 만들고 게임도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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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가 지난 3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
사용자가 게임 아이템을 만들고 직접 게임을 제작한다. 사용자 소유의 게임 아이템은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된다. 게임에서 발생한 수익은 사용자 몫이다. 이러한 판을 마련한 플랫폼은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챙긴다. 수수료의 일부는 다시 창작자에 투자돼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승희 더샌드박스 한국사업총괄이사는 지난 3일 디센터와 만나 더샌드박스가 추구하는 미래를 이같이 설명했다. 더샌드박스는 홍콩 소재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의 자회사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은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잠재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등으로부터 1,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더샌드박스는 지난 10월 한국에 첫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블록체인과 NFT가 차기 게임 시장 이끌 것" 이승희 이사는 지난 8월 더샌드박스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17년 간 게임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엔씨소프트 (KS:036570), 엔픽셀, 스마일게이트, 더블유게임즈 등 굵직한 게임사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된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 대표도 역임했다. 더샌드박스에 합류한 계기를 묻자 이 이사는 “오랜 기간 게임 업계에 있으면서 다음 세대 게임 모습을 고민했다”며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이 차기 게임 시장을 이끌어갈 미래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사용자가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소유하며, 게임으로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2E, Play-To-Earn)’ 방식을 차세대 게임 모델이라 여겼다는 뜻이다.

게임 제작 툴 제공서부터 펀드 조성까지…사용자 참여 독려 더샌드박스에선 사용자가 게임 아이템을 NFT로 발행하고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게임 내 거래는 기축통화인 샌드박스(SAND)로 이뤄진다. SAND는 상장돼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 가능하다. 더샌드박스는 사용자가 코딩을 몰라도 아이템과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있다. 복스에딧과 게임메이커가 그것이다. 제작한 게임은 더샌드박스 내 가상공간인 랜드(LAND)에 올릴 수 있다. 이 LAND도 NFT로 발행되는데,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14일 오후 2시 30분 오픈씨 기준 LAND 최저가는 3ETH다. 같은 시간 빗썸 기준 1ETH은 약46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즉 더샌드박스에 게임을 올리기 위해선 가스피(gas fee)까지 포함해 최소 1,400만 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 샌드박스 내 LAND 소유자가 표시돼 있는 지도다. 협력 관계인 네이버 (KS:035420) 제페토도 LAND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더 샌드박스 맵 일부 화면 캡쳐.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더샌드박스 생태계는 공고해진다. 이런 관점에서 값비싼 LAND 가격은 생태계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 이사는 “더샌드박스에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더샌드박스가 보유한 LAND를 게임 제작자에게 무료로 임대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태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샌드박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경제 시스템도 구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LAND 보유자가 게임 창작자에게 LAND를 임대해주고 임대 수익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게임이 흥행해 해당 LAND를 방문하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임대인은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LAND 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이다. 현실세계와 유사한 경제 시스템이 형성된 셈이다. 이 이사는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 “LAND 주인과 게임 창작자를 연결해주는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사·엔터테인먼트 기업 등 IP 기업과 협력…사용자 유입 전략 일환 더샌드박스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부터 아타리, 워킹데드, 스머프 등 다양한 IP기업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이사는 “IP를 확보하면 사용자가 IP를 활용해 아이템 및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표면상 경쟁관계처럼 보이는 게임사도 IP 확보 차원에선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이사 설명이다. 그는 “게임성만 따져보면 대형 게임사들이 만드는 게임이 더 재미있고 퀄리티가 높다”면서도 “더샌드박스에선 사용자가 게임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형 게임사와) 재미있는 콜라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IP 확보 차원에서 더 샌드박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스눕독과 협업해 NFT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아이돌그룹 비투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쇼미더머니 래퍼 ‘쿤타’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IP 확보로 더 많은 사용자를 생태계로 유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컨텐츠 소비 속도 빨라…재미있는 콘텐츠 선보일 것” 이 이사는 “전세계에서 한국인이 LAND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더샌드박스가 한국에 첫 지사를 설립한 배경을 전했다. 그는 “게임 서비스를 지속해왔지만 한국처럼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고, 몰입도가 높은 지역을 찾기 어렵다”며 “인터넷 사양도 게임 확산의 주요한 요소인데, 한국은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P2E 모델은 게임으로 보상을 받는다는 개념이지만 게임이 노동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미라는 게임의 핵심 가치를 저버리면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더 샌드박스 일부 서버만 공개한 알파 시즌이 진행 중인데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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