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놀란 달러… "하반기 상방 압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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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올라섰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반복되는 부채한도 대치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하면서 하반기 안전자산 달러의 몸값이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3일 원/달러 환율은 거래일(1298.5원)보다 0.6원 오른 1299.1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02.5원까지 오르는 등 1300원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은 것은 지난달 11일(장중 고가 1301.1원) 이후 3주 만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각) 피치는 미국의 장기외화표시발행자 등급(IDRs)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5월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당시 AAA였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향후 3년간 미국 재정 악화가 예상되며, 일반 정부 부채 수준도 현재 높은 상황인데다 증가하고 있다는 게 피치의 지적이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반복되는 부채한도에 관한 정치적 대치와 아슬아슬한 타결이 재정 관리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켰다"라며 "오는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기로 한 지난 6월 초당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재정·부채 문제를 포함해 지난 20년 거버넌스 기준이 꾸준히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S&P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같은 해 8월 S&P는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5일(현지 시각) 강등했다. 당시 미국의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신용등급을 내린 이유다.
미국 주가는 15% 이상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2011년 8월 4일 1062원에서 15일 1078원, 9월26일 1194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원화 가치의 달러화 대비 절하율은 세계 주요 20개 통화 중 7번째로 큰 2.6%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지난 2011년 때와 다르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없으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은 이미 소화됐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신용등급 강등 이슈도 일정 부분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12년 만에 미국 등급 하향에 그동안 많이 오른 주도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축소했다"며 "미 등급 강등은 위험자산 단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겠으나 중기적인 방향은 달러화 움직임과 국내 수출 개선 강도에 좌우될 것"이라며 "달러화의 점진적인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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