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54원 하락한 환율…"추세 하락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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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연우 선임기자] 원·달러 환율이 3일 만에 54원 하락하면서 원화 방향성 전환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의 추세적인 하락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현재는 심리 변화가 수급과 가격 변동을 야기했지만, 실제 경제 활동 변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공개 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FOMC
◇ 킹달러 힘 뺀 것은 '연준 속도조절 기대'
지난 달 1400원 중반까지 오름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급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9일 현재 1364원까지 내려오며 이전 고점(종가 기준) 대비 약 70원 넘게 하락했다. 특히, 달러인덱스는 최근 109∼110선까지 내려오며 고점 대비 4% 넘게 하락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속도 조절 기대를 꼽을 수 있는데 특히, 미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우세해지면서 재정긴축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관련 법안들의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연준 긴축 우려 완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킹달러라 일컬어졌던 달러화의 힘을 뺀 것은 연준의 태도 변화에 가장 큰 무게를 뒀다"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주목했던 것도 터미널레이트(최종 금리 수준)가 더 올라간다는 것보다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유럽 통화의 약세 약화도 달러에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김 연구원은 "파운드화가 총리 교체 이후 재정 건전성 개선 기대 등에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고, 유로화는 예상보다 양호한 지표와 따뜻한 날씨, 천연가스 재고 증가에 따른 에너지 위기 우려 완화로 약세 폭이 되돌림 되면서 달러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도 "유로화의 투기적 매도(숏) 포지션의 청산은 흥미롭기 이를 데 없다"며 "유로 반등(달러 반락)의 전제 조건이기도 한 유로화 숏 포지션이 정리가 수주째 매우 가파르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에 따른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 약화와 중국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위안화 약세 완화, 국내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의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 추세적 하락 기대하기는 일러…경제활동 변화 감지돼야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안영진 연구원은 "무엇보다 싼 가격(낮은 밸류에이션)에서 시작해 연준 속도조절론, 중국의 리오픈 기대, 미국의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 등의 재료가 붙은 것은 시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고 짚었다.
그는 "심리의 변화가 수급의 변화를 만들었고, 그것이 가격의 변화를 이끌었다"며 "실제 경제 활동의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때 이런 움직임은 추세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우리 내부적으로도 무역적자 흐름 지속과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내외금리차 확대 등 원화 약세 요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수출 감소에 따른 무역적자 폭이 축소될 여지는 있겠지만 그 만큼 대외 수요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행도 추가로 3.7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 연준이 정책금리를 5% 이상으로 높인다면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부담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연우 선임기자 infostock88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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