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리스크 고조… 국내 정유·화학산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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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국내 석유제품 가격 급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국내 정유/화학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세계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모두 2014년 이후 약 8년 만에 100달러를 돌파했다. 러시아의 정제설비 총 규모는 6억7400만 배럴(barrels per day, b/d)로 글로벌 전체 설비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17.8%) 중국(16.4%)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준이다.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나 전면전 확대 등 현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유가의 단기 오버슈팅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강세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인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고민이 인플레이션임을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일으킬만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의 도발 행동에도 글로벌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과 관련된 직접적인 제재 출현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만약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석유제품 전반의 가격 급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러시아와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유럽 내 주요 정제설비 가동 역시 차질이 불가피하다. 독일,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5개 국가들은 러시아 드루즈바 원유 파이프라인을 통해 최소 30%, 최대 96%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비중을 고려하면 러시아 설비(6.6%)를 포함해 최대 7.9% 규모의 정제설비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셈이다.전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러시아의 원유 또는 석유제품 판매와 관련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정유 부문에서 글로벌 정제설비의 최대 약 8% 수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며 "최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전 지역의 중간유분, 특히 경유 재고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러시아 및 유럽 일부 지역 정제설비 생산 차질로 인한 제품가격 급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화학 부문의 경우 정유 보다는 작지만 에틸렌 기준 약 1.5% 내외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국내 NCC업체들도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2022년 글로벌 에틸렌 증설 물량이 약 980만톤에 달할 만큼 공급 부담이 큰데다 물류차질이 이어지면서 아시아-유럽 컨테이너선 비용 역시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 NCC 업체들이 누릴 수 있는 수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 납사 수입량의 약 24%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해당 물량을 러시아산 대신 UAE,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 스팟 조달이 불가피해 NCC 업체들의 원가 측면에서 단기적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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