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터 인터뷰] 두 번째 암호화폐 책 펴낸 이건호 전(前) KB국민은행장 "카카오가 독점한 블록체인 시장, 감독 기능은 전무…싱글 플레이어의 힘 쏠림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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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정우기자 |
━KB국민은행장 은퇴 후 암호화폐 연구 몰두…두 번째 책 집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 이건호 대표는 국내 금융산업 및 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금융권 ‘씽크탱크’인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은행 컨설팅과 정부 금융정책자문에 참여했으며 은행팀장, 연구위원장 등을 지냈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에서 근무했다. 이후 조흥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시중은행 최연소 임원으로 리스크관리본부장 타이틀을 달았다. 국민은행에서는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에 이어 국민은행장까지 역임했다. 2014년 9월 국민은행장을 끝으로 현장에서 은퇴했지만, 그는 손에서 공부를 놓지 않았다.
━“암호화폐 잠재력은 스마트컨트랙트에…'NFT 버블' 붕괴 땐 20% 이상 가격 폭락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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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스마트콘트랙트의 잠재력에 대해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일단 틀을 만들어 놓고 사후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바로 잡는 현재의 법률 시스템에 비해 스마트컨트랙트를 사용하면 그 비용 없이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마트콘트랙트를 실생활에 연결한 킬러 앱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건 스마트컨트랙트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아직까진 스마트컨트랙트를 실생활과 연결한 킬러 앱이 나오지 않아 블록체인이라는 하부구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니 어떤 경제적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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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호화폐 규제 사실상 없는 상태…'규제 없는 것이 오히려 엄청난 규제'로 작용” 명확한 규제가 없어 혼란을 겪고 있는 분야는 NFT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산업 분야가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현실을 “규제가 없는 것이 오히려 엄청난 규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규제가 없는 상태이지만, 규제가 없는 것이 오히려 오히려 엄청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블록체인과 같은 신산업은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성장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웨이트 앤 시(wait-and-see)’ 접근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암호화폐 산업은 하루라도 빨리 틀을 만드는 게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STO 중심 정책 논의 우려돼…중앙 암호화폐 거래소 시스템 고려해야” 지난 10일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지난 3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이 포함됐다. 새 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국내 암호화폐공개(ICO) 여건 조성 ▲가상자산의 증권형·비증권형 구분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우선 이 대표는 암호화폐 정책 논의가 증권형토큰발행(STO)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STO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STO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걱정된다”며 “기존의 주식 발행 프로세스와 같은 성격으로 암호화폐를 보겠다는 것인데, 암호화폐는 완전히 다른 분야”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회사의 주식 또는 채권을 토큰화 할 수야 있겠지만 그게 암호화폐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며 “초기 스타트업 상대로 발행 시장을 관리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비즈니스 모델은 초기 평가에서 성공할 모델을 평가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덧붙였다. STO처럼 자금조달 위주의 정책보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펀딩한 자금을 약속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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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정부 차원의 중앙화한 거래소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소 급진적인 암호화페 거래소의 과도한 영향력을 줄이고 자율 상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중앙화 된 거래소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주식 시장의 구조와 비슷하게 중앙 거래소를 두고 시중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마치 증권사처럼 관리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고는 하지만 뉴욕 거래소 역시 뉴욕의 큰 딜러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며 “시장 하나를 만들어놓고 회원사를 늘려가면 들어오겠다는 증권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파이 규제 논의 시급 …'싱글 플레이어' 카카오 (KS:035720) 너무 커지는 건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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