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북미로 넘어가는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시사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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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은 아시아 위주로 성장해 왔다. 2021년 1월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는 아시아가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세계 상위 10대 암호화폐 기업 중 6곳이 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관련 신규 사업 역시 속속들이 쏟아져 나왔다.
암호화폐는 특히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0년 아시아 지역 전체 거래량의 90%는 1만 달러 이상의 대형거래였으며 대부분 중국에서 거래됐다. 중국처럼 자금 이동에 제한이 있는 국가에서 암호화폐는 부호들의 좋은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상황은 2021년 5월 중국 국무원이 암호화폐 단속 방침을 내놓은 이후 반전됐다. 중국 당국은 암호화폐 채굴장과 관련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에 나섰다. 중국 전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진행하고, 언론도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내면서 중국 내 암호화폐 사업은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채굴업체를 포함해 대다수 관련 업체의 탈중국화가 진행됐고, 암호화폐 산업은 또 한 번의 겨울을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10년 안에 북미 시장이 블록체인 산업을 주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블록체인 시장 분석 연구 보고 2021~2028' 보고서를 통해 향후 북미가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AWS 등 주요 기업들을 위주로 블록체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블록체인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하고 투명한 데이터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는데, 이미 데이터 관리 대기업들이 다수 포진한 북미에서 관련 산업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2020년 30억 6000만 달러(약 3조 6600억 원)에 달하는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28년 1041억 9000만 달러(약 124조 8000만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이 55.8%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이다. 보고서는 △국경 간 거래, △청산 및 결제, △무역금융 플랫폼, △디지털 신원 확인 등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 성장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암호화폐 기술 주도권은 아시아에서 북미로 넘어가고 있다. 앞서 리서치 업체 CB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중국 내 암호화폐 관련 투자 건수는 41건으로 2020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라며 "투자액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해 2억 1400만 달러(약 2514억 원)를 기록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이에 반해 미국 내 암호화폐 관련 투자 건수는 총 417건으로, 투자 규모는 2020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09억 달러(약 12조 8075억 원)에 달한다"라며 미국 암호화폐 기업 투자가 중국을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투자는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다. 자금은 가장 유망한 미래 산업에 몰리게 되어 있으며 기술 발전을 가속화한다.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우려로 암호화폐 산업에 유례없는 단속을 벌이고 반 년 이상이 지난 지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점차 북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국가를 주축으로 암호화폐를 배제한 블록체인 기술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IT 기술의 발전은 정부가 아닌 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돼 왔다.
1990년대 당시 미국에서 닷컴 버블을 일으키며 IT 기술 발전의 틀을 닦은 것은 코즈모 닷컴, 키부닷컴 등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들이었다. 비록 버블은 금방 붕괴했지만 당시 열풍은 IT 기술 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했고, IT 기술은 얼마 가지 않아 급격한 기술발전을 보이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신생 산업은 언제나 부작용과 악용 소지를 남긴다. 그런데도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신생 산업에 담긴 잠재력과 미래 성장 원동력 때문일 것이다. 이미 전 세계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관련 산업 투자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속히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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