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플, 국제 송금 문제 해결할 블록체인 플랫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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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은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애증의 암호화폐로 꼽힌다. 2017년 후반 0.2달러 선에 불과하던 리플(XRP)은 2018년 3.3달러 선까지 폭등했으며, 이후 급락해 현재는 1달러 선 아래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리플의 원래 사업 분야는 국제 송금이다. 리플은 기존 국제 송금 시스템에 심각한 비효율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자사 솔루션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특히 아시아태평양(APAC, 이하 아태) 지역에서 두드러지는데, 아태 지역에서 리플의 블록체인 기반 국제 결제 네트워크인 리플넷(RippleNet)은 거래량이 매년 130%씩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플은 아태 지역의 블록체인 혁신과 국제 송금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BBR은 지난 1월 리플의 아태 지역 부사장인 브룩스 엔트위슬(Brooks Entwistle)을 통해 이에 대한 리플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리플의 아태 및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총괄 겸 부사장을 맡고 있는 브룩스 엔트위슬입니다. 리플에 합류하기 전에는 30여 년간 금융 서비스 및 테크 업계에 몸담으며 골드만삭스, 우버(Uber)와 같은 기업에 재직했고요. 항상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전통 금융과 신기술이 만나는 핀테크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2021년은 기존 금융권이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시작하고, 제도권에서 암호화폐 관련 정책들을 대거 내놓은 해였습니다. 2022년에는 어떻게 흘러가리라고 전망하십니까?
2021년은 확실히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기였습니다. 2022년에는 암호화폐의 실제 사용사례와 암호화폐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접근방식을 기대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태 지역의 암호화폐 관련 정책의 경우, 이는 국가마다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아태 지역은 국가마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이슈가 얽혀 제각기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어요. 일부 국가는 암호화폐 산업 관련 경쟁에서 빠르게 앞서나가는 반면, 다른 쪽은 이를 뒤늦게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전통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분야에 진입하면서 규제 기관들 역시 암호화폐 혁신을 위한 명확한 정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은 아직 암호화폐 산업을 정의하고 블록체인 관련 규제를 수립하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블록체인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암호화폐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은 핀테크 발전 및 혁신에 매우 진취적입니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오픈뱅킹이 승인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국제 결제 부문 역시 성장이 기대됩니다. 국제 결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120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암호화폐가 이 부분에서 해결사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초기 주요 시범 사례는 ‘송금’이 되겠지만, 아태 지역의 파편화된 결제 환경을 고려하면 교역 흐름, 재무 관리와 같은 사례도 등장할 것입니다.
Q 2022년에는 암호화폐 송금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셨는데요, 리플 역시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송금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과 이를 위해 리플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국제 송금에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얻게 되는 이점은 크게 거래 비용 절감과 속도 향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은 오래되고,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하며 단편화돼 있어요. 각 국가마다 결제 절차와 인프라가 상이하기 때문에 상호운용 과정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고요. 가령, 전통적인 방식을 통한 국제 송금의 수수료는 평균 약 6.5%에 달합니다.
리플넷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 결제에서 속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20초 이내 결제, 0%에 가까운 실패율, 기존 거래 대비 90% 낮은 수수료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요.
국제결제 분야에서 리플이 해결하고자 하는 또 다른 핵심 과제는 유동성입니다. 은행은 구매자가 거래 대금을 입금하기 이전까지 판매자에게 대금 지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게 됩니다.
리플은 디지털 자산 리플(XRP)을 활용해 두 개의 법정 통화를 연결하는 ODL(주문형 유동성, On-Demand Liquidity) 서비스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거래 과정에서 대상 국가의 통화로 자금을 선조달할 필요가 없어서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감됩니다.
ODL 서비스를 이용하는 리플 고객은 국제결제를 위한 리플의 대출 서비스 ‘라인 오브 크레딧(Line of Credit)’을 활용해 주문형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라인 오브 크레딧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디지털 자산 리플(XRP)을 신용 구매하고, 기존의 다른 수단보다 빠르게 승인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신속한 비즈니스 확장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위험 관리와 규정 준수 문제 역시 암호화폐 송금 솔루션을 도입하는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자사 솔루션은 자금세탁방지(AML), 부정행위 탐지, 규제 보고와 같은 기존 시스템과 원활하게 통합 가능합니다. 고객들은 운영 및 리스크 관리 비용을 절감하면서 자사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리플은 보다 빠르고, 저렴하고, 투명한 국제결제를 통해 다양한 고객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용적인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Q 리플은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길고 긴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소송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소송 이후 향후 계획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플은 SEC와 더욱 건설적인 길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SEC가 리플(XRP)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려줘야 해요. 물론, 미국 내 규제에 대한 보다 확실한 명확성도 필요하겠죠. SEC와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리플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사업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리플의 ODL 서비스 규모는 2021년 3분기 이후 무려 25배 이상 증가했어요. 리플은 리플(XRP)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2022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Q 리플은 2021년 대체불가토큰(NFT)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시했습니다. NFT 시장에 진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현재 이더리움 위주의 NFT 시장에서 리플이 가지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리플이 처음 NFT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을 때, NFT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였습니다. 이용자들은 수많은 문제점에 직면해야 했고요. NFT에 진출하려는 기업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한 상당한 전문지식을 배워야 했으며, 높은 거래 수수료와 복잡한 인터페이스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리플은 이들을 위한 툴을 제공하고 NFT 아티스트들에게 여러 지원을 제공하려고 해요. 구체적으로 리플은 크리에이터 기금을 통해 토큰화 사용사례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업계가 디지털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뿐만 아니라 상호작용 경험, 분할 소유권 등 기능적인 사용 사례에도 NFT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리플 레저(XRPL)는 NFT의 성장을 가속하는 데 있어 이상적인 플랫폼입니다. 현재 NFT 산업은 높은 가스 비용(gas fee) 문제와 지속가능성 우려 속에서 사용사례가 제한되고 있어요. 리플 레저는 NFT 생성 과정을 간소화하려고 합니다. 저렴한 비용, 빠른 속도, 원활한 결제 기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요.
리플 레저는 거래 수수료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리플 레저는 탄소중립적이며 작업증명(PoW) 블록체인보다 12만 배 더 높은 효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는 리플 레저를 활용해 지속 가능성이 높은 NFT 앱과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리플은 향후 몇 달 안에 리플 레저에 대한 ‘연합 사이드체인(Federated Sidechains)’을 구현하기 위해 추진 중입니다. 연합 사이드체인은 다른 블록체인과 함께 작동하는 블록체인을 의미하는데, 리플 레저에 도입된다면 광범위한 거래 확장성을 기반으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BBR 독자들과 국내 리플 투자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플은 핀테크 지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태 지역 전반에 걸쳐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1년 리플은 한국의 최대 비은행 송금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글로벌 머니 익스프레스(GME)를 포함해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 리플넷 네트워크를 확장했습니다. 기업이 광범위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을 쉽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솔루션 ‘유동성 허브(Liquidity Hub)’를 출시하기도 했고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미래 디지털 결제 생태계의 핵심축이 될 것입니다. 현재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이 CBDC 사용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리플은 중앙은행을 위한 CBDC 개발 지원 솔루션인 ‘CBDC 프라이빗 레저(CBDC Private Ledger)’를 출시했습니다.
이미 리플은 CBDC를 시범 도입하기 위해 부탄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아태 지역 내 많은 중앙은행과 비슷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노력이 CBDC 상호운용성을 향한 길을 열고, 보다 효율적인 국제 결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지급결제 솔루션에 대한 혁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태 지역 국가들의 혁신에 자사가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본 인터뷰는 3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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