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유보상태인 비트코인 현물 ETF, 유럽에선 ETP로 호황…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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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부하며 출시가 유보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2년 2월 21일 블록웍스(Blockworks)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와 코인셰어스 등의 데이터를 인용하며 유럽 금융시장에서 암호화폐 ETP가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유럽에서의 암호화폐 ETP는 2020년 기준 유입액이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후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2주 차에는 유럽 ETP로의 유입이 8000만 달러(약 956억 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ETP는 현물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비트코인 간접 투자 방법이다.
암호화폐 ETP를 발행하는 발행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관심에 대해 ‘놀랍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규제 하에 있는 암호화폐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며 기관투자자들 역시 종종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타운센드 랜싱(Townsend Lansing) 코인셰어스 상품 운영 책임자는 유럽에서 암호화폐 ETP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직접 거래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거래소에서 지갑을 열지 않거나 암호화폐로 직접 거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그들은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중개 계좌를 통해 상품에 접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피델리티 인터내셜널(Fidelity International)은 2022년 2월 초 독일의 도이치 보르세 제트라(Deutsche Börse Xetra)에 새로운 비트코인 ETP(Fidelity Physice Bitcoin ETP, FBTC)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ETP 발행사인 21셰어스(21Shares)는 최근 3개의 새로운 탈중앙화금융(DeFi) 상품을 유럽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스도 유럽 다수의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베스코(Invesco)와 위스덤트리(Wisdom Tree) 등 여러 기업에서 유럽시장에서 암호화폐 ETP를 운용하고 있다.
사실 암호화폐 관련 상품이 유럽 거래소에 상장되기 위해선 ETP를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해니 래쉬완(Hany Rashwan) 21셰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에서는 단일 자산에 대한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규정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며 “유럽에서는 원자재 상품( Exchange-Traded Commodities, ETC) 혹은 ETP로만 분류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래시완은 “이런 이름 짓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궁극적으로 암호화폐가 자동차처럼 물리적인 뒷받침이 가능한 것에 접근해야 하며 이를 가장 의미 있게 포장하는 것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래쉬완은 이어 “유럽에서 거래되는 21셰어스의 모든 ETP 거래는 모두 물리적으로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기초 자산의 가격을 보다 면밀히 추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미국 증권시장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나 선물 ETF는 기초자산 추적이 불완전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며 “반면 ETP는 기초자산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때문에 투자자 니즈에 보다 부합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유럽에서 ETP를 출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줄곧 거부해오면서 관련 상품을 유럽에서 ETP로 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현물 ETF 승인이 유보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계속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상품들은 비트코인과의 연동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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