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폭탄에…. 암호화폐 시장 며칠새 3000억 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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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
국내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의 여파로 최근 일주일 새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 총액이 3000억 달러(약 385조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시점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반년 만에 암호화폐 시총은 1조 달러(약 1280조원) 가량이 날아갔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암호화폐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코인게코가 집계한 UST와 루나 시총이 지난 8일 이후 450억 달러(약 58조원)가 증발했다”며 “UST와 루나의 폭락에서 그치지 않고 스테이블 코인 시장조차 흔들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UST는 개당 가격이 1달러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UST는 금·달러·비트코인 같은 다른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자매 코인인 루나와 알고리즘 연동을 통해 시세를 유지하도록 설계, 고안됐다. 하지만 지난 8일 테라 가격이 급락하자 루나 가격도 빠르게 빠지면서 이날 UST 가격은 14센트 수준이고 루나 가치는 0.02센트에 불과하다. 사실상 가치가 없는 상태다.
단 며칠 새 두 암호화폐가 휴짓조각이 되자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는 롤러코스터급으로 변했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의 여파로 이미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던 중 터진 루나 사태로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게 됐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에도 흔들림 없던 장기 투자자들까지 대거 매도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간신히 숨만 붙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테라 블록체인 띄우기에 나섰던 암호화폐 투자 거물들이 타격을 입었다. 테라폼랩스와 UST 지원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지난해 7월 1억5000만 달러, 올해 2월 10억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다. 펀딩에는 암호화폐 큰 손인 마이클 노보그래츠가 이끄는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를 비롯해 판테라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점프 크립토, 스리 애로스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특히 노보그래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한때 자신을 ‘루나틱(루나 투자자)’로 소개하며 루나 관련한 팔 문신을 새긴 사진까지 공개했을 정도다. 하지만 테라폼랩스의 실패로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5일간 34% 가량 하락했다. 이외에도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후오비 등 주요 코인거래소도 초기에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만큼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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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암호화폐가 상장폐지 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루나와 UST의 폭락이 암호화폐 시장에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킨 이유는 스테이블 코인인 UST가 달러와의 가치 유지에 실패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UST보다 시총이 큰 테더(Tether) 역시 폭락세가 옮겨붙으면서 달러 연동에 실패해 12일 한때 95센트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가장 안전도가 높은 디지털 자산으로 취급했지만 이 같은 인식이 깨졌다는 평가다. 심지어 LFG가 지난 1~3월 UST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을 대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8만394개의 비트코인의 행방 역시 공개되지 않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규모로는 35억 달러(약4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힐러리 앨런 아메리칸 대학 교수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생태계는 실제로 스테이블 코인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 부족은 디파이 생태계에 재앙 같은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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