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 가하는 금융사 가상자산 수탁 사업…"사업 단계적 확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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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지고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용성이 급속히 확대됐다. 각국 핀테크 기업, 가상자산 거래소, 은행 등은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국내 금융회사들도 가상자산 수탁 사업에 나서고 있다.
심현정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22년 2월 18일 '글로벌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국내 금융회사는 기업·기관 대상 수탁서비스를 체계화하고 관련 사업 확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증대되는 가운데, 금융회사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자 사업 경쟁력에 우위가 있고 리스크 관리가 용이한 가상자산 수탁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 수탁사업 "개인까지 확대"
현재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주로 기업·기관투자자 전용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는 2019년 3월에 가상자산 수탁·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통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가상자산 수탁업에 진출한 사례다. 피델리티는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아시아·캐나다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유에스(US) 뱅크도 마찬가지로 수탁사업을 시작했다. 2021년 10월 사모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암호키를 저장하는 수탁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형 은행들이 전담 조직·법인을 구축하고 관련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강력한 보안을 갖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본격 제공하며 향후 수탁 가능 가상자산이 확대될 예정이다.
개인 대상의 수탁 사업을 추진하는 은행도 있다. 개인의 투자 니즈와 보안 우려가 높아지면서 개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호주 커먼웰스은행(CBA)은 2021년 11월 호주 은행 최초로 가상자산 매매·수탁 솔루션을 뱅킹앱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CBA는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 캐시 등 10개 가상자산 거래를 시도할 예정이며, 일부 고객에게 파일럿 테스트 후 2022년 중 650만 명의 고객에게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회사, 간접 참여로 수탁사업 영위
국내 금융회사는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수탁 비즈니스에 간접 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은 가상자산 사업을 직접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은 합작법인 설립이나 지분 투자 방식으로 간접 수탁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11월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투자사 해시드와 '한국디지털에셋(KODA)' 설립해 일부 가상자산의 법인 수탁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가상자산 보관,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2021년 1월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실시하며 간접적으로 수탁 사업체 참여하고 있다. KDAC는 가상자산 수탁사로,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디지털자산 리서치회사 페어스퀘어랩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디지털자산 수탁 합작법인 '카르도’에 지분 투자를 했다. 해당 합작법인에는 NH농협은행, 헥슬란트, 한국정보통신, 갤럭시아머니트리, 아톤 등이 참여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 미래에셋, SK증권, 업비트 등이 직·간접적으로 가상자산 수탁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심 책임연구원은 "현행법상 은행의 가상자산 취급이 불가능하기에, 일부 은행들은 은행연합회에 가상자산 수탁 관련 부서 신설을 요청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증권형토큰공개(STO), 대체불가토큰(NFT) 등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따른 신시장 개척,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성화로 나타날 은행 예금 감소에 다방면으로 대비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향후 금융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국내 금융회사는 국내 가상자산 비즈니스와 규제 정비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우선적으로 기업·기관 대상 수탁서비스를 체계화하고, 향후 관련 사업 확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업권법 제정 동향에 따라 지분 투자 확대나 직접 사업 진출을 통해 기업 대상 수탁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사업 확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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