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제도 마련 속도 내야 [가상자산法 넥스트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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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
22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해온 MAS는 스테이블코인을 ‘하나 이상의 지정된 법정 화폐와 가치가 일정하게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지불 토큰(digital payment token)’으로 정의했다. MAS는 관련 규제를 발표하며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의 온체인 상 거래를 포함해 혁신을 지원하는 교환 매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도 공식 홈페이지에 은행의 가상자산 사업과 스테이블 코인 감독을 위한 지침을 공개했다. 은행이 결제 목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보유·거래하려면 안전한 환경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고 연준의 공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페이팔이 미국 달러에 일대일로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를 출시한 지 하루만에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셈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이 지난 5월 전세계 최초로 제정한 가상자산 관련 단독 법안 미카(MiCA)에도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담겼다. 미카는 가상자산을 암호자산·자산준거토큰·e머니토큰 등 3종으로 분류했는데, 이중 자산준거토큰과 e머니토큰이 스테이블코인에 해당된다. 관련 규정은 오는 2024년 6월 3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전세계 각국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 확립에 발빠르게 나선 모습과는 달리 국내는 최근 들어서야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가상자산 관련 국회 부대의견에 따른 규제 사항 검토’ 정책연구용역을 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등에 대한 규율 체계 확립 내용도 포함됐다.
그간 국내에선 그림자 규제에 막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코인마켓캡 기준 미국 달러에 일대일로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규모는 1235억 3418만 5782달러(약 165조 8446억 4441만 원)다. 같은 시간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규모가 1244억 1817만 5318달러(약 167조 314억 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압도적으로 큰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해지면 자본 이동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스프레드 관계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원화와 가상자산 간 전환을 수월하게 하고, 외국 자본이 KRW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면서 “이를 통해 김치 프리미엄이 없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는 원화마켓에서 거래를 하려면 은행 실명계좌로 원화를 충전해야 한다. 외국 자본의 접근성이 떨어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국경 없는 산업의 특성이 무색하게 가두리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도 “민간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과 법정화폐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디스프레드 관계자는 “아직 가상자산 시장에서 원화 마켓은 유의미하게 형성돼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향후 한국에서 온체인 시장이 부흥한 이후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에 쓰이도록 하려면 지급결제 관련 법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민간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국내 지급결제제도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통과된 가상자산기본법에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료요구권 신설을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담보금 안정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새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스프레드 관계자도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정의, 발행 및 유통에 필요한 라이선스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자금세탁방지 관련 안전 장치를 도입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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