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이자 부담까지…고금리 시름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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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Times - 서울 종로구 도심 빌딩.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요 감소로 안그래도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싼 금리로 돈을 빌리면서 이자비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842조8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1713조1000억원)보다 130조원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기준 금리가 지난해 2분기(5월 금통위 기준) 1.75%에서 올해 2월 이후 3.5%로 오르면서 대출 금리도 높아졌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3.3%에서 올해 9월 5.27%로 2%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빌린 돈은 물론 내야 할 이자 모두 늘어난 셈이다. 기초체력이 있는 대기업은 그나마 버틸 만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지난 9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기업 금리는 5.18%지만, 중소기업 금리는 5.34%로 더 높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이자를 제때 못 내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월 0.28%에서 지난 8월 0.47%로 상승했다. 특히 부채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이자 부담이 크다.
2분기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중 효성화학(8938%)과 아시아나항공(2098%)과 롯데관광개발(1642%), CJ CGV(1052%) 등의 연결 부채 비율이 1000%를 웃돌았다.
'반도체 한파'를 겪은 삼성전자도 이자 부담이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비용은 8578억60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887억5800만원)보다 75.5%나 증가했다.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비용은 3322억8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는 221.4% 불어난 1조681억550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4041억3400만원으로 59.4%, LG디스플레이는 5086억3000만원으로 79.1%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이자비용이 1년 새 각각 27.8%, 10.2% 증가했다.
기업들은 혹여나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질문에 86%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인 3.5%를 꼽았다. 시중금리가 더 오른다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자 상승과 원가 증가는 실적에 부정적"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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