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①오뚜기, 사라진 황제주 위용…140만원→3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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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서동환 전문기자]
사진=오뚜기
국내 톱티어 종합식품회사 오뚜기의 주가 하락이 심상찮다.
과거 액면분할이 언급될 정도로 값비싼 몸값을 자랑했지만, 그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수한 시장 지위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를 전혀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경쟁사 대비, 주가 하락이 뚜렷한 터라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오뚜기 주가는 최근 3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8월 150만원대 근접한 점에 비춰봤을 때, 약 9년 만에 주가는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대표적인 황제주로 손꼽혔지만, 현재는 주가 방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뚜기 주가가 삼성전자 (KS:005930) 주가보다 비싸지면서 아모레퍼시픽 등과 함께 황제주로 군림했었다”며 “이에 시장에서는 액면분할 가능성도 제기되곤 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오뚜기 주가는 증권사의 목표주가와도 적잖은 괴리를 보인다. 최근 1년 내 오뚜기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각각 60만원, 56만원이다. 두 증권사 모두 △주요 제품 가격 인상 효과 △원가율 개선 △해외 시장 확대 기대감 등을 주가 상승과 투자의견 ‘매수(buy)’의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증권사의 매수 의견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주가는 장 중 34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주가 추이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농심과 삼양식품 등과 함께 국내 식품업계 내 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주가 추이를 감안하면 오뚜기의 주가 하락세는 심각하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 주가 추이 상대 비교. 자료=네이버 증권
농심의 주가는 최근 36만원을 오가고 있다. 최근 10년 기준 등락이 심하지만 20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이후 5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근 10년 하락세가 뚜렷한 오뚜기와 비교했을 때, 투자 매력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불닭볶음면이라는 메가 히트작을 낸 삼양식품과는 더욱 상반된 주가 행보를 보인다. 삼양식품의 주가는 최근 10년 동안 2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뛰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주가는 완연한 우상향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국내 라면·참기름 등에서 20%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분말카레·레토르트(retort) 식품 등에서는 80%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춘 건 분명하다”며 “하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트렌드에 뒤쳐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표면적으로 오뚜기의 외형이 성장한 걸로 보이지만 이는 관계사들의 흡수합병 등에 따른 착시에 불과하다”며 “흡수합병 등으로 차입금이 급격히 불어났고 해외 사업 확장에 따라 설비투자 부담 등이 확대될 수 있기에 재무부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뚜기는 △오뚜기삼화식품(2017년) △상미식품지주·풍림지엔피지주(2018년) △오뚜기 제유지주(2020년) △오뚜기라면지주·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 등을 흡수합병했다. 관계사 흡수합병 덕에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3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00억원대의 총차입금은 3년 만인 2022년 말 기준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9744억원이다.
서동환 전문기자 oensh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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